Frances Ha (2014) 프란시스 하
1. 줄거리
브루클린의 작은 아파트에서 27살 뉴요커 프란시스는 둘도 없는 친구 소피와 살고 있습니다. 프로 무용수로 성공해 뉴욕을 접수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거창한 꿈을 꾸고 지내고 있지만 현실은 몇 년째 제자리 걸음으로 평범한 연습생 신세입니다. 프란시스는 남자친구가 고양이를 입양하고 같이 살자며 동거를 제안하는데 친구 소피와의 집 계약이 아직 남아있어 망설였고 남자친구는 결국은 사소한 말다툼 끝에 프란시스와 헤어지게 됩니다. 그 와중에 믿었던 소피마저 독립을 선언하고, 프란시스의 일상은 꼬이기 시작합니다. 직업도, 사랑도, 우정도 그녀에게 무엇 하나 쉽지 않게 다가옵니다. 당당하게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가장 보통의 뉴욕에서 20대 후반의 프란시스는 열정과 고민으로 인생의 길을 찾아가려 합니다.
2. 다양한 관점
[프란시스 하]는 뉴욕을 배경으로 프란시스 그녀가 겪는 일들을 무채색 바탕에 다큐멘터리적 터치로 담아낸 생생한 로드무비라 할 수 있습니다. 27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로 무용수를 꿈꾸는 그녀는 연습생의 신분으로 넘치는 열정을 통하여 꿈에 닿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춘들을 ‘프란시스’라는 인물을 통해서 같이 성장하고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들을 함축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 누구나 자신의 20대를 다시 되돌아보게 됩니다.
이처럼 영화는 많은 청춘들을 대변하기 위해서 여러 연출적 기법 중 대표적인 것이 ‘흑백’입니다. 영화는 화려한 도시인 뉴욕을 배경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차분한 톤으로 시종일관 프란시스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시각적 기교도 없이 모노톤의 흑백 화면으로 덤덤하게 연출했습니다. 이는 그 자체로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삶을 표현하고 사회와의 타협할 수 밖에 없는 매정한 우리 시대 상황에 관련한 비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프란시스는 그녀가 갖고 있는 특유의 열정과 야망으로 프로 무용수의 꿈을 키워가는 여성입니다. 하지만 사회는 프란시스의 개성을 담아내지 못합니다. 그녀는 절친 소피와 함께 살던 아파트에서 레브, 벤지와 함께 산 아파트, 잠시 여행을 떠난 프랑스 파리를 거쳐 다시금 기숙사로 되돌아오는 동선을 보여주는데, 이는 프란시스가 그녀를 담아낼 수 있는 환경적 여건을 찾아가는 몸부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는 그 어떠한 낙관적인 흐름도 보이지 않습니다. 인간관계와 진로, 경제적 문제 등 그 외 온갖 현실적인 문제를 직면할 수 있게 만듦으로써 마치 흑백의 모노톤 만큼이나 지금의 매정한 사회 현실을 보여줍니다. 그토록 자기만의 색이 강렬했던 프란시스는 흑백의 사회 안에서 그녀만의 색을 점차 잃어가고, 환경에 타협하기 시작합니다.
‘현실과의 타협’이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아닐까 합니다. 극 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장면은 단연코 그녀의 이름을 접는 장면인데, 그녀는 ‘프란시스 할리데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만 이름표를 넣는 칸이 좁은 탓에 종이를 접어서 ‘프란시스 하’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는 그녀 자신이 원하는 이상(프란시스 할리데이)과 현실 그 사이에서 타협을 이뤄내어 사회 속에서 자아정체성을 찾기 시작한 ‘프란시스 하’의 모습을 보여주는 아주 상징적 장면입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어렸을 때 그토록 간절하게 바라고 오던 꿈을 마치 흑백처럼 매정한 사회를 맛보고 이 현실과 타협하고 그 후에 꿈을 조금씩 줄여 나가는 것 이였는지도 모릅니다. 영화는 그러한 과정을 시종일관 긍정적이고 활기찬 에너지로 가득한 프란시스의 모습을 통하여 보여주는데 정말 이 시대의 모든 청춘들에게 아주 자연스럽게 위로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녀는 오랫동안 꿈꿔오던 무용수가 아닌 안무가로 공연을 열게 됩니다.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안무가라는 직업을 해내고 있는 프란시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현실과의 타협을 이뤄낸 그녀의 모습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그런 프란시스는 무대 위에서 친구 소피와 눈을 맞추며 ‘관계의 타협’도 가지게 됩니다. 성장 영화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는 자아와 세계를 타협하기 시작하는 여성의 이야기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이 영화가 현실과의 타협을 비판하며 계속해서 자신의 개성을 키우라는 메시지를 주는 프로파간다적 영화로 볼 수 없습니다. 영화는 청춘들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타협해 나아가는 과정을 일종의 필요악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성장통이라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영화가 낙관적인 흐름으로만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밝은 인물을 내세우는 것이고, 영화 후반부에 완벽히 프란시스의 이상처럼 되진 않았지만 본인의 새로운 아파트를 얻고 무대에 오르는 그녀의 빛나는 미소로 마무리되는 이유입니다. 영화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춘들에게 낙관적인 위로만이 아닌 현실적인 공감을 무겁지 않게 전해주기로 택합니다.
3. 한 줄 평
자연스러워서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프란시스 그녀처럼 통통 튀는 편집이 더해져 영화가 좀 더 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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